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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누리가 추천하는 연극,우리시대의 삽화

엔조이부산

by 레몬박기자 2009. 12. 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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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말의 의미는 단지 먹고 사는 것에서 좀 더 감성적, 이성적으로 즐기는 유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 너무 먹고 사는데 힘겹운게 아닌가 싶은 그런 마음이 드네요. 다행히 지난 금요일에 연극을 하나 보았습니다.

연극 제목은 "우리 시대의 삽화"라는 제목으로 단막극 릴레이 형식의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극인데, 극단 "새벽"이 광복동에 있는 소극장 "실천무대"에서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이 공연을 보며 세 가지에서 아주 신선한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첫째는 이렇게 작은 소극장은 처음 보았습니다.
객석이 60석 정도에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거의 없더군요. 마치 마당극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마당극은 관객과 연기자가 한 데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무대인데 반해, 이 극은 관객과 연기자가 적절한 거리를 두고 진행하더군요. 그만큼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수준급이라는 것이죠.

이 극은 다섯가지의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데, 첫째 마당이 "다리 위에서"입니다. 첫 장면이 약 3분 정도 대사 없이 몸짓과 표정으로만 연기해야 하는데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어느정도 떨어져 있으면 그나마 연기하기 쉬울 수 있겠지만, 이렇게 딱 붙어 있는 구조에서는 정말 어려운 연기라고 보여집니다.그런데 그 어려운 연기를 정말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면서 관객들의 긴장을 끌어내더군요. 저는 첫 시작부터 감탄하였습니다.







둘째는 참 친절한 무대였습니다.
 연기자들이 관객과 함께 기념촬영하는 것은 어디서나 흔히 있는 장면이지만, 관객과 배우들이 한 자리에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곳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소극장 실천무대 옆에는 쉼터가 있는데 여기서 관객과 연기자가 한데 어울려 방금 구경한 연극에 대해 솔직한 대화가 이어지더군요.

이 자리에서 단원겸 극단 새벽의 대표인 변현주님의 말솜씨가 빛을 발했습니다. 단지 연기하는 연기자뿐만이 아니라 해박한 연극에 관한 이론과 지식들, 그런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극철학을 갖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연기자들 또한 관록 있는 배우다운 나름의 특징을 갖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순발력들이 대단하더군요.





셋째는 이 극은 다섯가지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극입니다. 그러니 다섯마당을 다 해야 극이 끝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날 넷째 마당이 끝난 후 갑자기 연기자들이 우루루 나오더니 객석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벌써 끝났나? 아직 하나 남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변현주 대표께서 설명을 하십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다음에 와서 보세요. 대신 오늘 티켓 갖고 오시면 무료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 연극 한 번 보고 잊혀지는 것보다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보면 또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고, 또 여러분과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서 오늘은 여기서 막을 내립니다. 이해해주시겠죠? "

뭐 연기자들이 더 이상 연기 안하겠고, 다음에 오면 공짜라는데 어쩌겠습니까? 다음에 와야지~ ㅎ저만 그런가 싶었는데, 오늘 객석을 꽉 메운 관객들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것도 참 신기했습니다.





아래는 공연일정입니다. 참고하세요. 

 
- 공연일시 : 2009년 11월 18일(수) ~ 12월 26일(토) / 매주 수,목,금,토
수, 목, 금 오후 8시 / 토요일 오후 5시 (※ 일,월,화요일 공연없음. 12월 5일 공연없음)
- 공연장소 : 소극장 실천무대
- 관 람 료 : 일반 20,000원 (예매 18,000원) / 청소년 15,000원
- 예 매 처 : 문우당, 영광도서, 동아서적, 다사랑문고(부산대 앞)
전화 및 극단새벽 홈페이지 예매
- 공연문의 : ☎ 051) 245-5919, saebyeok.communeart.net




오늘 내일 정말 좋은 연극 한 편 보세요.
정말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posted by 레몬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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