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전국 두번째라는 부산의 대기상태, 눈으로 확인해보세요.

레몬박기자 2009. 12. 10. 07:14

며칠 전 신문에 전국 각 지역의 대기 오염도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잠시 인용하면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 71개 도시에서 측정된 올해 9월 대기오염도의 월 평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지역의 이산화질소(NO₂) 농도가 0.031ppm으로 최저값을 보인 제주도(0.007ppm)보다 4배 이상에 달했다고 27일 밝혔다. 대구와 경북, 제주도를 제외한 부산(0.018), 광주(0.020), 대전(0.020), 강원(0.017), 충북(0.020), 전남(0.016), 경남(0.017) 등은 평년보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늘었다. 미세먼지(PM10)는 인천과 경기도에서 각각 52㎍/㎥, 49㎍/㎥으로 나타나 다른 지역보다 최대 1.8배 높았다. 부산은 평년 대비 줄었고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증가했다. 9월의 대기오염도를 최근 5년 동안의 평균 자료와 비교하면 이산화질소(NO₂), 오존(O₃), 미세먼지(PM10)가 각각 10%, 9%, 8% 가량 증가했다. 이와함께 지난 9월의 황사는 기간이 짧고 강도가 약해 서울의 경우 월평균을 약 1㎍/㎥ 정도로만 증가시키는데 그쳤다.


이 보도를 보면 제주도의 대기 상태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강원, 부산, 광주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기에 관계된 기사를 읽으면 여기에 인용되어 있는 수치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피부로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부산을 보면 제주도의 약 2.5배정도의 오염도를 갖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2.5배 오염된 공기는 어떤 모습일까? 아마 그 실체를 알면 여러분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하실 것입니다. 

지금 이 사진은 올 2009년 11월23일에 부산 금정산에서 내려다본 부산시의 아침 풍경입니다. 그 날 하늘이 얼마나 맑던지, 그래서 저는 부산의 아침 모습을 담고 싶어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날 하늘이 얼마나 맑고 청명한지 일단 한 번 보시죠. 



 


이 때의 시간을 보니 아침 8시23분이네요. 그렇다면 이 아침 8시23분의 부산시내의 모습은 어떨까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됩니다.




 


혹시 아침 안개에 덮힌 모습 정말 환상적이라고 생각하시진 않겠죠? 짙게 드리운 저 뿌연 안개의 정체는 스모그입니다. 기온이 차니 대기의 공기들이 도시로 가라앉은 것이죠. 사진에 보이는 곳은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연제구, 그리고 금정구 일부입니다. 그럼 다른 지역은 어떨까요? 아래 사진은 올해 8월에 담은 부산항이 있는 부산동구와 서구 일부의 모습입니다.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기 때문에 그나마 대기 오염이 덜한 때입니다.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이 9시 30분 정도고, 여름이라 기온이 많이 올라간 상황이기에 위 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산 전역이 뿌옇게 스모그에 휩싸여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주도의 4배 이상의 오염수준에 이른다는 서울과 경기권의 모습은 어떨까요? 가히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곳이 뭐 그리 좋다고 기를 쓰고 몰려와서 살아야하는지 좀 안타깝기조차 하네요. 그런데 위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공기 수준은 조금 좋아졌거나 평년대비 비슷한 정도라고 합니다. 사진으로 한 번 비교를 해보죠. 이 사진은 2007년 11월 26일 오전 8시 11분경에 찍은 사진이며, 장소는 동일합니다.








솔직히 사진으로 보아서는 딱히 나아졌는지 모르겠네요. 도리어 더 심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이것은 육안으로 느끼는 것이니 차이가 있겠죠. 위 사진은 제가 2007년에 정말 하늘이 푸른 가을의 부산 풍경을 담고자 올라가서 찍었던 것입니다. 이 때 사실 충격을 좀 심하게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름 내가 살고 있는 곳의 공기를 체크해보고자 이렇게 정기적으로 산에 오르면서 사진을 담아봤던 것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동래구 수안동입니다. 이전에는 남구에 살았었고, 그 후에는 서대신동에 살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넷을 키우기 때문에 환절기에 상당히 민감한 편입니다. 특히 감기나 요즘 신종인플 같은 경우에는 신경이 곤두서기도 합니다. 그 이유가 이전 남구나 서대신동에 살 때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도 며칠 쉬면 대부분 나았습니다. 그런데 여기 동래구에 와서는 특이한 것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대부분 폐렴증세를 보이다가 심하면 폐렴으로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저의 셋째, 넷째가 모두 그렇게 입원을 했구요,

이렇게 동래구나 연제구 쪽 공기 오염이 타지역에 비해 더욱 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이곳 지형이 분지에 속하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기 순환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10년전에 비해 자동차와 대기 오염을 심화시킬 요인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그 때 이만큼은 아니었거든요. 왜 이렇게 이 지역의 공기 오염이 심해졌을까? 저는 사진을 찍으면서 제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아보았습니다. 다음 사진을 봐 주세요.



 

위 자신에 제일 위에 표시한 부분이 보이시죠? 바다입니다. 해운대와 광안리가 인근해 있는 부산의 근해입니다. 그리고 표시한 부분의 양 옆을 보시면 산이 가로막혀 있고, 그 가운대로 협곡처럼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화살표로 표시한 곳이 바로 해운대에서 수영센텀으로 그리고 연제구를 거쳐 수안동 그리고 금정구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즉 바닷바람이 이 협곡을 타고 금정구쪽으로 불어오면 여기서는 다시 산바람을 타고 내려가 대기가 순환되는 구조이죠. 그런데 바닷바람이 들어오는 입구에 고층빌딩이 들어서서 바닷바람을 막아버리고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고층빌딩 어제 제가 보여드린 해운대의 마천루와 그 주변입니다. (관련기사-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 부산야경의 삼색 풍경을 담다)
이렇게 공기길이 입구부터 막혀버리니까 해운대 일부는 바닷바람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면 신선한 바닷바람의 영향력이 약해져서, 대기 오염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금도 이정도인데, 달맞이 고개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는다면 어떻게 될까? 부산시는 아예 해운대구 외의 다른 지역의 숨통을 조여버리기로 작정한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관련기사 - 해운대 달맞이언덕 새 초고층아파트 들어서면 풍경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다시 한번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서울에서 공기순환도를 작성하여, 건물을 신축할 때 그것을 적극 참조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부산도 그런 공기순환도를 작성해서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 중 가장 대기오염도가 덜하다는 부산의 아침 모습을 보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일년에 하루 차없는 날을 지정하여 세계가 그렇게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부산시에서도 차요일제를 만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는 이야기는 긍정적인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 차를 좀 세워두고, 자전거를 타든지 걷든지 하여 제가 사는 곳의 환경을 좀 더 쾌적하게 하도록 일조해야겠습니다. (*)

posted by 레몬박기자